드디어 결심을 하다: 강남운전연수 후기
저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바로 운전을 하는 거예요.
많은 분들이 그러하시듯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가기 전에 바로 면허를 따긴 했지만, 쓸 일이 없었죠.
그래서 30대에 들어선 지금도 한 번도 핸들을 잡아 본 적이 없어요. 게다가 평소에 자차를 가져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 적도 별로 없어서 더더욱 신경 쓰지 않았죠.
그런데 한 번씩 불편할 때가 있긴 하더라고요. 환승 시간이 맞지 않아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다고 느낄 때나, 여행이 가고 싶은데 뚜벅이로 가기엔 힘든 곳일 때 등 차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요즘 들어 많이 있었어요.
그래서 더 늦으면 정말 못할 것 같아서 강남운전연수를 받아보기로 했죠.
시작은 차를 다루는 법부터
마침 부모님이 새로 차를 바꿀까 고민하시더라고요. 이제 슬슬 연세도 드시니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차를 사서 적응하기보단 지금 사서 적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씀에 지금 차를 제가 받기로 하고 바로 강남운전연수 일정을 잡았어요.
저는 면허 딸 때 타던 노란색 연습 차량을 타야 하는 건가 싶었는데 자차가 있는 경우에는 자차로도 할 수 있더라고요. 차가 바뀌면 또 제대로 못 다닐 수도 있겠는데 내 차로 할 수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.
그러나 저는 면허 취득 이후에 그 핸들을 단 한 번도 잡아본 적이 없는 사람… 강남운전연수는 차를 어떻게 다루는지부터 배우기로 했어요. 어떻게 하면 깜빡이가 들어가고 와이퍼가 올라가는 것도 다 잊어버린 상태였거든요. 심각하죠?
물론 강사님은 저 같은 사람이 익숙하신지 친절하게 처음부터 하나하나 알려주셨어요. 특히 도움이 많이 되는 건 차량 조작법도 그렇지만 차량 관리법이에요. 물론 아빠가 알려주시긴 하시겠지만, 차와 관련된 건 가족한테 배우는 거 아니잖아요? 그래서 이렇게 따로 배우니까 좋더라고요.
필터는 어느 정도 주기로 바꿔야 하는지, 워셔액은 어떻게 바꾸는지 등 TV에서나 보던 차 보닛을 열어보기도 했어요. 마침 워셔액 같은 게 바꿀 때가 되어서 함께 바꾸는 것도 해봤는데요. 간단한 작업이긴 하지만 스스로 해보니까 뭔가 성취감 같은 것도 느껴지더라고요.
도로로 나가요
둘째 날은 도로로 나가보기로 했어요. 제가 사는 곳이 신도시라서 차선도 넓고 많거든요. 그리고 낮 시간에는 차량이 잘 없고요. 강사님이 이런 곳, 이런 시간대가 강남운전연수 하기에 딱 좋다고 하셨어요. 길도 직선으로 쭉 뻗어서 연습하기도 좋다 하셨죠.
친구들 말이 직진이 제일 쉽다고 하니까,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. 이때는 차가 많이 없으니까 차선 변경을 주로 연습해 봤는데요, 그래도 이게 어렵긴 하더라고요. 차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잘 살피면서 해야 하더라고요.
- 깜빡이를 켜고
- 사이드 미러로 변경할 차로의 뒤에서 접근 중인 차가 있는지 확인해요.
- 옆 차로도 확인해요.
- 마지막으로 숄더 체크를 해요.
숄더 체크가 어려운 게 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를 확인하기 위해서 직접 고개를 돌려야 하거든요. 차선 변경할 때 꼭 필요한 것 중 하나인데 제가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까 이게 어렵더라고요. 고개를 무조건 확 돌려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.
몇 번 해보니까 점점 익숙해지기도 하고, 강사님이 시범을 보여주셔서 저도 점점 잘하게 되었어요.
주차를 합시다
마지막 날은 집을 기준으로 둘째 날보다 조금 먼 거리를 다녀왔어요. 좌회전, 우회전, 유턴 등 다양한 코스를 경험했죠. 그동안 강남운전연수 받은 날 중에서 제일 긴장을 많이 하고 식은땀을 흘린 날이 아닌가 싶어요. 옆에서 너무 잘한다고 격려해 주셨는데 저는 왜 이렇게 긴장이 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지…
오늘은 주차를 집중적으로 하는 날이에요. 둘째 날 간단하게 주차를 해보긴 했지만, 오늘은 더 전면 주차, 후면 주차, 평행 주차 등 다양하게 주차를 해보기로 했거든요. 전면이나 후면 주차는 괜찮았는데 역시 평행 주차가 어렵더라고요. 감이 너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.
대신 강남운전연수 주차 꿀팁을 받았어요! 앞으로 잘 연습하기만 하면 돼요.
주차 꿀팁
- A차와 B차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1m 간격으로 진입해요.
- B차의 뒤 범퍼와 내 차의 뒤 범퍼가 일직선이 되면 정지 후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후진해요.
- 차량이 45도가 되면 핸들을 정중앙으로 돌리고 후진해요.
- B차의 뒤 범퍼와 내 차의 앞 범퍼가 만날 때쯤 핸들을 왼쪽 끝까지 돌려 후진 후 정지하면 끝이에요.
어느새 익숙해졌어요
무사히 3일간의 연수가 끝난 이후 저는 요즘 혼자서 다니고 있어요. 처음엔 혼자서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. 뒤에 잔뜩 붙여놓은 초보운전 딱지와 주위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면서 다니고 있답니다.
의외로 생각보다 잘 맞는지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재미있어요. 이 기세를 몰아서 이번 주말엔 엄마와 함께 외곽에 있는 카페에 가기로 했답니다. 앞으로도 후기 남길게요!